최근에 금형관련된 키워드로 유입이 많아서 금형에 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글을 쓰기에 앞서 잠시 저를 소개하자면

금형설계 2년차 파릇파릇한 신입 연구원

press금형 담당

4년대 지방4년제 기계공학과 졸업

입사당시 스펙: 토익750 특허실용신안1 경진대회 교육부 장관상1

딱히 이렇다할 고스펙은 없지만 대외활동으로 점수를 딴 케이스인데요.

대외활동이 중요한 이유는

목적성없는 성실함을 어필하기위한 spec향상이 아닌 자신이 방향을 정하고 진취적으로 도전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개인적인 생각)


일단 금형의 주요 키워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생산성

2. 비용

3. 책임감


주의해야할 점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신입사원에게 완벽한 1,2,3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과연 저 3개를 갖출 덕목(그릇)이 되는가? 그게 관건입니다.


대학교 과제를 하면서 생산성에 관해 생각해본적이 있나요?

보통 기계공학과를 나왔다면 5대 역학이나 공학수학 같은 이론에 치중된 학문을 접하게되는데요.

제가 입사할 때 생산성에 대해 강조한 부분입니다.


1. 생산성

대학교 2학년 무렵 이론에 치중된 학교 수업에 염증을 느끼고 새로운 시도를 하기위해 창업캠프라는 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때 저는 처음으로 의자라는 주제로 설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대로 설계를 하였고 이 결과물을 인근 제품제작업체에 문의하여 대략적인 제품평가를 받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자는 절대 대량생산 할 수 없고 전혀 금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금형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어떠한 훌륭한 제품이라도 결국 생산성이 좋지 못하면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없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팔 수 없다는 간단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끈질기게 금형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였고 제가 설계한 제품은 어느덧 대량생산이 가능한 유의미한 제품이 되었습니다.

어떤가요? 생산성이라함은 곧 현실을 말하는겁니다. 보통 학부생시절에 금형관련학과가 아니고서는 절대 금형에 대한 고려를 할 수 없습니다. 대학생들에게 제품을 설계하라고 할 떄 100이면 100 모두 금형을 고려하지 않은(대량생산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를 하곤하죠.

현실은 냉혹합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그것을 구현해낼 아이디어가 없다면 절대로 생산할수 없습니다.

금형은 현실입니다.

2. 비용

비용이란 측면도 생산성과 이어집니다. 결국 생산성이 좋다는 것은 일정한 품질과 가격이 뒷받침 된다는 의미이거든요.

금형의 세부 키워드는

1. 대량생산
2. 반복적인 작업
3. 지속관리

입니다.

금형을 만드는 목적이 무엇일까요? 답은 빠른 생산을 하기 위함입니다. 사람이 컵하나를 만드는것과 금형에서 나오는 컵 하나의 속도는 절대 비교할 수 없죠.

대량생산을 하기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일정한 품질로 빠르게 찍어야합니다.

기계가 변형되지 않고 빠르게 작동해야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빠르게 작동하는 기계에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당신이 공학도라면 답변할 수 있겠죠.

바로 열과 진동입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기계는 당연히 마찰로 인한 열이 발생하고 열이 발생하면 금형은 팽창합니다.

팽차하면 정밀도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급기야 정지할 수도 있습니다.

진동은 반복되는 기계운동에서 마찬가지로 문제를 일으킵니다. 진동이 심하면 운동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죠. 기계의 고장이나 소음에도 영향을 줍니다.

만약 진동과 열에 관한 활동이나 생각, 사례가 있다면 금형과 관련이 없더라도 이러한 경험을 금형과 관련지어 말할 수 있습니다.


3. 책임감

모든 회사원에게 필요한 뻔한 덕목을 왜 적었을까요? 중요하니까요

특히 금형에서 왜 중요한가?

위에서 말씀드렸죠. 대량생산하는 자동화 부품의 일부입니다.

대량생산은 당연하게도 급격한 수요를 바탕으로 합니다. 금형 한번의 설계미스로 하루에 1만개를 찍는 설비가 멈춘다면? 아찔하겠죠

말씀드렸듯 금형은 자연계에 있는 물질 중 하나 입니다. 결국 변형되고 마모됩니다.

당연히 품질에 영향 줍니다. 그래서 대충만들지 않습니다.

금형은 대량생산을 하기 위한 임무를 맡고있기에 튼튼한 재료를 바탕으로 수많은 코어부품을 조립하여 만듭니다.

금형 하나에 얼마하는지 상상만 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굉장히 비싸요. 제 연봉보다 비싼 금형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일을 할 수 있는건 제 연봉보다 비싼 금형을 설계하지만 결국 그 금형으로 이익을 보기 때문입니다.


큰 비용과 안전사고 및 고객대응 및 제품대응 등의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다소 책임감을 필요로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학생인데 금형관련해서 진학하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요?

금형은 제조업에서 살아 숨쉽니다. 제조업에 관한 활동이나 자료를 찾다보면 금형에 닿을 것입니다. 그에 관련된 경험이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을듯 합니다.
핸드폰케이스를 만드는 중소기업만 가도 금형 몇개는 갖추고 있을겁니다. 관련회사 인턴은 매우 큰 무기가 될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금형구경할 일이 그리 많진 않거든요.

학문적인 부분이라면, 역시 열과 진동입니다. 열역학과 진동관련 과목을 수강합니다.
그리고 금속재료, 가공법에 대해서도 알아야합니다.

어떠한 재료로 금형을 만드는가? 어떠한 재료들이 있고 어떠한 재료를 써야 효율적으로 금형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 봅시다.
와이어가공, 방전가공, 밀링, 연삭, 드릴 등등 알아둬서 나쁠것 없습니다.(물론 전 가서 배웠지만요)

금형은 크게 사출금형과 프레스금형이 있습니다. 각각 산업기사와 기사시험이 있으니 응시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습니다.

퇴사를 엄청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에도 말했지만 퇴사의 이유는 사람이 싫거나 복지가 부족하거나의 차원이 아니다.

그냥 내가 이 일을 목숨걸고 할만큼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어서다.

나는 입사를 했을때

금형을 설계한다고 했을 때

이게 내 직업인 만큼 목숨걸고서 열심히 할 각오로 입사했다.

동기들 앞에서 아닌척 했지만

난 내 일을 정말 사랑하고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회사 안에서는 일을 즐길 수 없는 구조를 갖추고있다.

1. 회사는 내가 일하고 싶을 때와 쉬고싶을 때의 시간분배를 신경쓰지 않는다.

그건 우리회사가 제조업회사인 것도 있다. 제조업 회사라는것은 제조업을 하는 단순 노동직도 있다는 의미이다.

그 의미는 노동자와 함께 직원이라는 뜻이고 회사가 노동자를 고려할때는 일하는 시간을 굉장히 민감하게 따진다. 왜냐하면 시급이 중요하고

야근수당이 중요하기 떄문이다.

그렇다고 사무직이나 연구직이 야근수당을 받진 않는다.

하지만 단순노동자들은 우리의 근무시간에 관심이 많다. 그들이 일할때는 시간이 일에 비례하기 때문에

우리가 시간에 구애받지않고 근무시간에 휴식시간을 중간중간 갖는것을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앞서말했듯이 제조업은 24시간 가동이고 멈추지 않아야하기때문에 시간관리에 엄격하기 떄문이다.

우리는 항상 똑같은 노동강도로 일하지 않고 집중할때와 쉴때가 반복적으로 필요하다.

왜냐하면 창의력과 집중력을 요하기 떄문이다. 창의력과 집중력을 근무시간 내내 가져갈수 없기떄문에 리프레쉬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집중하는 시간도 필요한것이다.

하지만 단순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저것들이 놀면서 일을 해먹네? 라고 보인다. 자연스럽게 회사자유게시판에 글이 올라온다.

제조직과 연구직에대한 차별이라면서...

그들은 모른다 얼마나 많은 연구직이 밤늦게까지 수당없이 일을 하고 있는지. 제조직이 퇴근한 그 시간에도 집중해서 일을 하려면 연구직에게는 당연히 그 이상으로의 휴식시간을 중간중간에 가져야한다.

아무튼 이러한 사소만 문제부터 모든 것들이 제조직과 연관이 되면 경직될수 밖에없다.

제조직은 예부터 뿌리산업이었기 때문에 근면, 성실이라는 슬로건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현장에 계신다. 그 영향을 안받을 수가 없다.

근면, 성실이란 단어를 나도 공감하는 편이고 때로는 그것들이 유연하게 다가와야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래서 싫다.

2. 수직적인 분위기

수직적인 분위기라는 건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괴롭히는 행위만 해당되는것이 아니다.

신입사원은 의견을 낼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권위적이다. 그건 제조업만의 특성은 분명 아닐지언데

그렇지 않은 제조직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수직적인 분위기 앞에서 나는 욕심내서 내 일을 하는것도 부담이고

그렇다고 시키는것만 하는 수동적인 인간이 되기는 싫었다.

나도 손들고 이거 제가 해보고싶어요

제 의견은요..!

라는 말을 하고싶은데 제조업에서 이런 분위기는 쉽지 않다. 제조업을 실제로 머리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경험에 의해 굴러간것이 크기 때문이다.

이 둘이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자유로운 복장속에서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고 즐겁게 내 일을 즐기고 떄로는 밤을 새며 때로는 실패하는 그런 직장을 꿈꿔왔다면

그건 제조업에서 통하기 힘든 구조인것같다. 슬프다.

그래도 내가 제조직에서 장점이라 할만했다면

1. 살아숨쉬는 경험의 터전

제조업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와 싸우는게 아니다. 눈에 보이는 상품과 수치 그리고 문제들이 눈앞에 다가온다.

나는 한명의 게이머이고 수많은 장애물들이 다가오는데

선배들이 닦아놓은 이길에 내가 못넘을 장애물은 거의 없다. 선배들과 함께 일하며 경험하고 도전했던 사실은 변함없이 나에게 값진 경험이다.

내가 설계한것들이 금형이 되어 돌아오고 그 금형으로 인해 생산되는 제품들을 보자니 그만큼 뿌듯한 일이 있을까?

제품 하나하나 고심하며 금형을 설계해야한다.

금형은 1번 제품을 만드는게 아니다. 1분에 수백번 찍어대며 나오는 대량의 제품이 모두 같은 품질을 지녀야한다. 그걸 잘 해낼수있어야 유능한 금형설계자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물질은 빠르게 반복하면

마모된다.
발열한다.
진동한다.
변형된다.

이는 모두 제품의 변형을 일으킨다. 그것을 얼마나 잘 조절하느냐? 어떻게 일정하게 할수있느냐? 그게 금형설계자의 숙명이다.

이 일은 그 어떤일보다 재미있다고 자부한다.

그냥 오랜만에 카페에와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가 나왔다.

슬프게도 나는 퇴사해야한다.

왜냐하면 더 늦으면 나는 퇴사할수 없을것 같아서다.

평상 회사에 묶여 가족을 뒷바라지 하며 늦게 퇴근하고 가족들 얼굴을 못보는 삶은 내가 그린 행복한 삶이 아니다.

지금 조금 힘들더라도 나는 좀 더 대단한 일을 해보고 싶다. 좀더 내가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싶다.

하지만 퇴사하는 그 전날까지도 나는 이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는 회사를 싫어하면서도 좋아한다. 내가 몸담은 회사의 시스템이 안맞았던거지 사람들은 너무 고마웠기 때문이다.

그 고마운 분들을 뒤로하고 퇴사해야할 일이 오겠지만 그 전까지 내가 내 몫을 해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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